일상/파나

친구와 함께 무창포, 보령댐, 흥원항, 춘장대 자전거 여행

파나소리 2010. 11. 16. 17:21

 

 

어둠이 가시지 않은 오금교 주차장, 캄캄하다. 5분 남짓 기다리니 현재가 나타난다. 자전거가 뭐가 그리 좋은지 편안하게 늦잠을 자도 좋을 토요일 새벽, 가족들 다 자는 시각에 이게 뭔 짓인지...ㅎ
 
며칠 전 네이트 온에서 만난 현재와 대화 중에 우리는 몇 년 전 진천까지 자전거로 달려갔던 일 말고 함께 자전거를 탄 적이 있던가 서로에게 묻고는 “가끔 장거리 자전거 여행도 좀 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한다. 같은 취미를 즐긴다고는 하지만 나는 누워서 타고 현재는 일반 일반 자전거를 타니 서로 어울려서 탈 일이 없었던 것이다. 마침 서로 시간이 나니 현재가 평소에 봐 둔 곳을 함께 가보자고 한다. 내 대답은 “콜!~ “ 이렇게 며칠 전에 급히 마련한 계획이었다.

 

날씨는 맑지만 황사가 있는지 먼 산들이 희뿌옇게 보인다. 바람이 약간 세서 걱정이지만 힘들 정도는 아닌 듯하여 계획한대로 시계방향으로 도는 길을 택했다. 현재는 자.출.사. 클럽에서 많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라이딩 시간이나 루트를 잘 선정한다. 이번에 달리는 곳 중 일부 서쪽 해안 구간을 빼면 현재도 한 번도 달린 적이 없는 곳이라 지도와 휴대폰 맵으로 사전 점검을 한 듯하다. ^^* 몸에 밴 계획성이랄까.. 나는 그저 현재 뒤만 밟을 참이었다. ㅋ

 

무창포, 무창포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전학 와서부터 머리가 영글어 컸다고 느낄 때까지 들었던 해수욕장 이름 중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생각하고 살았었다. 옆집 해진이네 부모 중 한 분의 고향이 무창포 어디라고 들었고, 여름 휴가 때마다 무창포에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인가보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기에 이번 무창포는 내가 처음으로 방문하는 곳이다. 물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 어디 한 두 곳이랴만 어려서 각인된 지명인 무창포는 거의 잊혀졌던 어린 시절의 옆집 동갑내기 해진이를 생각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무창포 해수욕장에 주차하고 보령댐, 보령호를 한 바퀴 돌아 판교역, 홍원항, 춘장대 해수욕장, 부사방조제길, 무창포로 돌아오는 코스다. 약 100Km.  모처럼 동반 자전거 여행을 계획한 현재가 고맙고 다음에 자전거 여행을 기다리며 사진 감상. ㅎ

 

출발 전 충청남도 관광지도와 무창포 항 등대 앞에서 현재의 사진 포즈 특허가 되어버린 빅토리 사인과 함께...출발!~~

 

무창포 해수욕장은 이곳에서 방파제 너머로 빤히 보이는 곳인데 출발 전에는 들르지 않기로 했다.

 

보령댐을 오르며 지도를 확인하는 현재, 엔진이 부실하여 오르막에서 느려 터진 나와 동반 라이딩을 하려니 급히 가지 않아도 되니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검색한다. ㅋ

 

보령댐 기념비 옆에 마련된 안내 지도를 보며 우리가 보령호에서 빠져 나가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우리는 보령댐으로 들어와 보령호를 시계방향으로 돌아 손가락 부분에서 판교 서천 방향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무창포항에서 606번도로를 탔다. 보령댐에서 내려오는  강줄기인 듯한 강을 끼고 달리다 보니 보령댐 수문에 이른다. 보령호를 오른쪽에 두고 달렸다. 호수와 산을 동시에 감상하며 달리는 기분이란 한강이나 안양천에서 느끼지 못하는 상쾌함이라고 해야하나..아무튼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왜 그렇게 들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고, 황제 라이딩으로 좋은 곳 찾아 다니며 타는지 알 것 같다.

 

부지런히 따라붙어 찍은 라이딩 샷!  호수 건너 멀리 보이는 내리막 길, 좀 전에 우리가 힘들게 오르막을 올라 저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왔다. 이처럼 힘들게 오르고 나면 쉬라고 이렇게 내리막 길이 나타난다. 인생도 그런 것이리라..

 

판교역, 도로가 시원하게 만들어져 있다.

 

수확이 끝난 논에는 공룡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네 논에 예전엔 볏짚을 풀어 헤쳐 놓거나 높이 쌓아 만든 것(뭐라고 부르지?)을 많이 볼 수 있었고, 높이 쌓아놓은 짚더미를 헤쳐서 굴을 만들어 그 속에서 놀기도 하고 그랬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어느 논이건 저런 공룡알밖에 없다. 볏짚의 쓰임새가 많아지면서 일괄로 구매해가는 듯하다. ㅎ

 

드디서 서해 바다로 나왔다. 흥원항 부근인 듯...

 

이동 중에 갈증을 없애려고 잠시 쉬던 곳인데, 예전엔 아마도 해수욕장으로도 쓰였을법한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다.  인적이 드믈어 쓸쓸한 풍경이다. 중간에 작은 섬과 같은 곳엔 밀물 때는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썰물때라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 나중에 인터넷 지도에서 확인해보니 이곳이 비인해수욕장인 듯하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모래사장이 남아있지만 안 쪽은 개펄이어서 해수욕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주변에 지형에 변화가 있어서 이렇게 개펄로 변한 듯하다. 하나의 환경 파괴가 아닐까 생각한다.

 

 

흥원항은 서천의 작은 항구인데 이곳 서천부근에서 많이 잡히는 전어로 인해 가을에 이곳에서는 전어 축제도 열린다고 한다. 내항에 정박 중인 소형 어선들이 내 눈엔 아름답게 보인다.

 

자전거 여행의 백미는 역시 먹는 거 아니겠는가...ㅎ 현재가 부지런히 물 좋은 곳을 찾아 흥정한다.

 

뭐라고 그러던데...키조개의 살을 지탱하는 부분..관자라고 하던가?

 

회와 매운탕을 빼놓을 수는 없지..ㅎ

 

맛있게 먹었으니 부지런히 가자!~~

 

출발할 때 계획은 서해안을 달릴 때 동백정과 마량포구에 들를 생각이었는데, 흥원항에서 점심식사가 늦어지면서 약간 서둘러야 했으므로 곧바로 춘장대로 왔다. 마량포구는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인데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보기에는 이번 여행 일정에 무리가 있을 듯하여 중간에 경유지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서둘러 흥원항을 떠난 것이다.

 

모래가 단단하여 비행기도 앉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가 모래사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나도 한 번 타 보려고 들어섰는데 1.35 두께의 바퀴가 잘 안 구른다. 가운데 쯤에서는 제법 탈 수 있었는데 바퀴 구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옆으로 미끈미끈 미끄러지며 천천 갈 수 있었다.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조금 북쪽에 있는 부사 방조제에서 일몰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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