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파나

대전 투어

파나소리 2007. 10. 22. 23:22

한 달 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대전까지 라이딩하는 날이다. 

나는 출발지인 분당까지 가는 것이 힘들어서 천안에서 합류할 계획이었다. 새로 생긴 부천터미널

소풍에서 내 자전거를 건물내로 들어가느냐 못 가느냐는 문제로 옥신각신 하다가 9시 반 차를 놓쳤다.

새로 만들어진 소풍은 1~3층이 승강장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천안행 매표소와 승강장은 2층이라 

어쨌든 건물 내로 들어가야 표를 살 수 있는 것인데 경비직원들이 유연성이 없다 보니 나를 못 들어가게

했던 것이다. 자전거는 출입 금지라는 말만 하면서..아침부터 싸울 수도 없고 결국 내가 자전거를

1층에 세워두고 올라가 먼저 표를 사서 보여주고 화물칸에 싣고 갈 것이라고 설명하고서야 가지고

올라갈 수 있었다.(어차피 가지고 올라갈 것을 왜 막았는지...)

  

10시 30분에 출발한 천안행 시외버스는 12시 10분에 천안에 도착하였다. 중간에 길동이님과 통화하여

분당을 출발한 일행이 성환을 지난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나는 1번국도를 거꾸로 달려 서울쪽으로

달렸다. 한 6,7Km정도 달리니 길동이님 차량이 지나간다. 날 보지 못한 모양이다. 조금 더 서울 쪽으로 올라가 직산역 쯤 저 멀리에서 수탉님,놀부아범님, 자유인님 이렇게 3 명이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키 작은 사람들이 뭔가를 타고 달려오는 듯한 모습, 아마도 리컴번트 자전거를 처음 보는 분

들이 보았다면 희한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앞에서 보면 더 이상하다. 모두 빠른 패달링을 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우리는 신호등에 서서 가볍게 인사하고 함께 달렸다. 잠깐동안이었지만 1번국도를 달리는

것은 무척 위험한 것 같았다. 도로 상태가 자전거로 달리기에는 썩 좋지 않고 먼지도 많았다. 우리는

천안 고속버스 터미널을 우측으로 놓고 달려 원성동 부근의 식당에서 곰탕으로 점심을 먹었다.(2:00PM)

 

천안삼거리를 지나면서 이제부터는 도로가 한결 좋을 것이라는 자유인님의 말에 따라 맘음이 가벼워지

는 것 같다. 천안 공주 대전 방면의 도로가 최근에 다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것 같았다.

적당한 넓이의 갓 길도 있고 어떻게 보면 마치 자동차 전용도로로 보일만큼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다만 자동차들이 속도를 내고 달리기 때문에 위험했다. 고가지역을 달리 거나 다리 위를 달릴 때는

옆 바람이 심해서 몸이 휘청휘청한다. 깃발이 뒤로 날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휘어진다.

 

 

자유인님이 리드하며 달리면 뒤로 놀부아범님이 줄기차게 따라간다. 이어서 다리가 아프다시면서도

꾸준하게 따라붙는 수탉님, 이어서 머리 떨어진 채 내가 달리고 아카루이와 구리백님이 뒤에서 나를

독려하듯 따라온다. 그러니까 나 때문에 1진과 2진으로 나뉜 셈이다. 언덕에서 이를 악물고 올라가면

이내 신나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최고속도 51Km/h를 기록하며 달리는 기분은 정말 짜릿하다.

아마도 달리는 길이 밋밋하게 이어진다면 재미 없을 것 같다. 올라가기 힘든 언덕이 있다보니 시원스레

달릴 수 있는 내리막이 있지 아니한가?

 

이렇게 몇 개의 언덕을 오르고 또 내리 달리니 대전 초입이다.

작년에 대전 투어 때 서울출발 팀을 맞으러 조치원으로 달려갔을 때 ADD 근처에서 억수로 내리는

비를 만나 포기하였었는데 길이 낯익은 바로 그 곳에 도착하니 나의 패달질이 더욱 빨라지는 것 같다. 

유성 IC 표지판이 보이는 시내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길게 늘어지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달리

니 더욱 멋있어 보인다. 신호등에 걸리면 2열로 나란히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출발 신호에 일렬로

줄지어 달리니 내가 보기에도 보기 좋았다.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서 충남대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진입하니 자동차들의 행렬로 길 막혀있다.

퇴근길 러시아워인 것이다. 아카루이님의 안내에 따라 자동차들의 틈을 이용해 이리저리 피해서

달렸더니 밀려있는 자동차들과는 달리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다. (5:30PM) 천안에서 12:30부터 달린

나는 5시간 걸려 대전에 도착한 것이다.

 

이번 투어에서 오르막에서 쳐지는 것을 보니 아직 엔진이 단련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라이딩을

통해 더욱 갈고 닦아야할 듯.

 

 여기 사진은 벤트라이더클럽 놀부아범님이 찍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