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자전거

작은 것에서 즐거움이

파나소리 2006. 8. 31. 11:36
남을 돕는 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도와주고 나면 기분이 즐거워지고 괜히 어깨가 으쓱해 지니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남을 돕는 일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지난 주 야간 라이딩을 했는데 성산대교에서 여의도 방면으로 가다
벤치에서 잠시 쉬는데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자전거 하나가 너무
힘들게 가기에 보니 뒷바퀴 바람이 빠져 있었다.
주부로 보이는 운전자였는데 순간 말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 그냥 보냈다. 앉은김에 음료와 쵸콜릿을 먹고 있는
아까 지나간 바람빠진 자전거가 생각났다.
운전자가 알면서도 남에게 말할 용기가 없어서 부탁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좀전에 지나간 자전거를 따라갔다. 
거의 안양천 합수부에 이르렀을 때 천천히 가는 자전거를 발견하고
내 자전거를 옆에 붙이면서 "바람이 빠져있는데 아세요?" 그랬더니
전혀 몰랐다고 한다.
펌프가 있으니 바람을 넣어주겠다고 하며 오른쪽에 자전거를 세웠다.      
세우고 보니 뒷바퀴 뿐만 아니라 앞바퀴도 바람이 빠져 있었다.
정말 힘들었겠다.
 
"펌프를 가지고 다니시네요?" 신기하다는 듯 표정을 짓는 것으로 보아 
자전거를 막 시작한 분 같다. 자전거도 새것이고..
타다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언제나 다른 자전거 타는 분에게 말씀하시면
잘 도와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사실 이분은 문제가 있는지도 몰랐으니...ㅎㅎㅎ)
 
"사실 별로 타지도 않고 세워두었는데 빵구가 났냐며 멀쓱해 하신다.
바람을 넣어보니 터진 것은 아니었다. 내가 짐을 다시 챙길 때
고맙다고 말하며 달려간다. 훨씬 가볍게 나가는 것 같다. ㅎ
 
짐을 챙기고 달려가니 금세 그분을 만날 수 있었다.
"어때요, 잘나가죠?" 물었더니 어쩌면 이렇게 다르냐고 하신다.
 
자전거 타면서 최초로 남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거의 1시가 되었는도 그리 힘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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