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진이

스페인 대회 참가 후기 4 [유다진]

파나소리 2006. 9. 7. 09:24

 

날짜
2006.08.27 (일)
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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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일요일
대회 전날에 너무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 할 것을 대비해 아버지께
전화하여 모닝콜을 해달라고 하였다. 로비에 가서 부탁하면 되는데
인터폰 사용법을 모를뿐더러 다시 옷을 입고 로비로 내려가기가
번거로워서 아버지에게 부탁했다.

오늘은 프리스타일 결승이 있는날.
결승이 있기 전에 예선을 치렀다고 하는데 언제 예선을 치렀는지
모르겠다. 나는 상해대회 순위에 따라 결승 진출 자격이 주어졌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았다.

일요일은 버스와 지하철이 평일 처럼 많이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많이 다니지 않는다고 해 봤자 우리나라처럼 막차만 늦게 온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열차의 운행 간격이 무려 20분이었다.

대회 장소에 도착하면 항상 유럽 슬라러머들이 먼저 와 있었다.
처음에는 콘에서 연습하기도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한번쯤 인사를 했던 슬라러머들에게는 "굿럭" 이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연습할 때는 내가 원하는 실력만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스피드 슬라럼때의 반전이 또 다시 나오길 기대하며 연습했다. 내가 IFSA 규정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국내서 하던 것처럼
콤보를 만들었다.
내 차례는 금방 왔다.
1차 시도는 매우 좋지 않았다. 시작 하자마자 콘을 많이 건드렸다.
2차 때는 더욱더 신중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차 시도에는 음악에 잘 맞춰지기도 하였고 또 콘을 치는 실수도 없이
잘 한 것 같다. 3위정도는 될 것이라 생각했다.

프리스타일 경기가 끝나자 하이 점프 종목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자꾸 '하킴' 이라는 단어가 들렸다. 2003년 한국에 왔던
하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빈센트보고 누가 하킴이냐
물어보니 방금 점프한 사람이 하킴이라고 했다.
머리를 묶고 하이 점프를 하는 하킴.
내가 기억하는 하킴의 모습이 아니었다.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변해
있었다. 하킴도 나를 알아보지 못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자꾸 느껴진다.
하킴은 하이 점프 기록이 기네스 북에 올랐다고 들었다.
정말 대단하다. 어쩌면 다음에 세바스챤이 전방 힐링 180개로 기네스
북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회 결과가 나왔는데 나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13위. 물론 채점 방법이 달라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4등이면
4등을 했지 13등 할 콤보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좋은 해외 여행,좋은 경험으로 남기겠다.

대회가 끝나자 항상 같이 있었던 맥스 와 그의 여자 친구인 쉐릴은
밥을 못 먹었다며 먼저 바르셀로나로 떠났다. 빈센트와 우리는
나중에 출발했다. 나는 호텔에 들르지 않고 빈센트의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빈센트와 몇 명이서 나이트 클럽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내며 클럽에 가는
중간에 아까 먼저 간 맥스 와 쉐릴을 만났다.

그 넓은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만나다니 이런 우연이 또 있을 수
있을까? 클럽에서는 모두들 신나게 춤을 췄다...ㅎ
(상상하지 마세요 ~ ㅋㅋㅋ)

클럽을 나오니 새벽 3시. 클럽에서는 하나도 졸리지 않았는데
택시를 타니 잠이 쏟아졌다. 호텔에 들어가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8월 28일 월요일
오늘은 오후 3시까지 자유시간이다. 5시 15분 비행기니까
3시까지는 공항에 가야한다.
늦잠을 자느라 아침을 거르고 빈센트의 숙소로 갔다.
그리고 바다를 보러 갔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 바다 풍경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텐트나 파라솔이 하나도 쳐 있지 않고 또 모두 수영복을 착용한
데다가 바다에서 노는 사람보다 모래 위에서 선탠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것도 바로 문화의 차이인가?

해변은 빈센트의 숙소와 거리가 상당히 멀었고 잠을 못 자서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함께 간 여자 스케이터들도 힘들다는 소리를
안 하는데 내가 힘들단 소리 하기 그래서 꾹 참았다..

바르셀로나 공항까지 배웅 온 빈센트는 31일까지 머문다고 한다.
나는 에어 프랑스 비행기로 파리를 거쳐 대한항공으로 갈아타고
돌아왔다.

5박6일의 짧은 여행이었는데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건물들과 특히
지금도 짓고 있는 성당과 컴퓨터 게임에서 보았던 건물, 다리가 정말
바르셀로나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파리 하늘 위에서 에펠탑을
보았을 때도 기분이 야릇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1883년 부터 지금까지 건설하고 있는 성당.

 

이번 스페인 여행은 내 기억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제 세계 어디로든 혼자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ㅎㅎㅎ

어머니 아버지 믿고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글은 다진이가 자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복사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http://joystick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