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에 한번 씩 모이는 모임이 있는데 이번 모임을 진천 광혜원에 사는 친구네서 하기로 하였다.
마침 근처에 붕어찜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해서 먹벙을 겸한 것이다. 몇 년 전에도 호퍼를 가지고
혼자 갔던 곳인데 이번엔 내 권유로 자전거에 입문한 친구가 함께 하기로 했다. 언젠가 여의도에서 내 링스를 시승하는 사진을 소개한 적이 있는 친구며 한강 난지도 캠핑장 바비큐 파티에도 왔었던 친구다. 내 자전거를 몇 번 타 보고는 아니라면서 직립으로 시작했다. 벌써 MTB,하이브리드 등 3대나 보유하고 있다. 매일 자출하며 "자.출.사" 모임 "평100"(평일에 100Km타기)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타는 나보다 운동량이 훨씬 많은 친구다.
전날 다음 지도를 보며 라이딩할 코스를 요약 해봤다. 화곡동에서 죽전까지는 한강과 탄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고, 죽전 부터는 용인 운전면허시험장 - 42번국도 - 용인 - 양지IC - 17번국도로 갈아탄다.
출발!
정각 9시 화곡동에 도착하여 친구 캔에게 전화하니 준비하고 있었던 듯 라이딩 복장을 갖춘 채로 금세 내려왔다. 함께 장거리를 처음으로 달려보는 것이라 기념 촬영..ㅎㅎ
날씨는 올 들어서 자전거 타기에 알맞은 날씨다.
반팔 저지와 벤트라이더 방풍복만 입었는데 출발할 때는 찬바람을 느꼈으나 패달링을 하니 이내 몸이 데워졌다.
여의도 중간쯤인가에서 크랭크를 보니 약간 오른발 쪽으로 기운 것 같다. 계속 이런상태로 타면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 무릎때문에 신경 쓰인다. 처음 쉬는 이곳 탄천 합수부에서 조정했다.
정자동에서...
캔은 1년 전만 하더라도 몸이 사진과 같지 않았다. 전에 입던 바지를 지금 입어 보면 자기 주먹이 쉽게 드나들 정도로 살이 빠졌다고 한다. 내 주변에서 자전거 타기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것도 뱃살을... 얼마 전에 캔의 아버님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캔의 체중 감량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으면 아버님이 내게 캔에게 자전거를 권유하길 잘했다며 고맙다고 말씀 하시겠는가.
벤트라이더팀이 10시 30분 분당에 모여 광교산으로 라이딩을 한다고 했는데 서두르면 일행 후미의 번쩍이는 주황색 깃발이라도 볼 수 있지않을까 해서 부지런히 달렸는데 11시 30분에야 정자동에 도착했다. 역시 벤트라이더 일행은 그림자도 안 보인다. 나중에 알았는데 번개가 29일 일요일이었다. ㅋㅋ ㅋ
분당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나는 벌써 발목과 골반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아마도 내가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못 타는 나의 몸 상태는 항상 초보인데 갑자기 속도도 내고 패달링도 빨리하니까 발목과 골반이 힘에 부친 모양이다. 출발해서 이곳까지 계속 맞바람을 맞으며 달린 탓도 있겠지만 역시나 일주일에 한번은 너무 약한 것일까?..
한강변의 성급한 개나리와 벚꽃은 막 피기 시작했다. 지금 지나는 이곳 서울대학교병원 부근은 탄천의 다른 곳 보다 푸르름이 더한 것처럼 보인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봄 기운이 올라오는 이곳 탄천엔 생각보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아직 이른 것일까?
햇살이 얕은 물살에 부서져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어린시절 살던 곳-산모퉁이 돌면 동네가 보이는 그곳-과 비슷해서 잠깐 회상하며 달렸다.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그런데 간판의 유혹과는 달리 입구가 좁고 안에서 볼 때 밖에 세운 자전거를 볼 수 없어서 미안했지만 옆 식당으로 옮겼다. 손님은 없었지만 자전거를 둘 곳이 좋았고 종업원의 손님 맞이가 맘에 들었다. 주인이 권하는 기본 음식을 선택했는데 친구가 자신이 알고 있던 집과 같은 곳인 줄 알았다면 만두 요리를 시킬 걸 하며 아쉬워한다. 주인과 몇 마디 나누더니 경춘가도에 있는 그 식당과 한가족이라는 소리를 듣고 하는 말이다. 식당 이름이 "어랑"이었던가?
다른 때 같으면 막걸리라도 한 잔 하자고 했을텐데 마시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후에 나오지만 몇 개의 고개를 넘으면서 내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되어 오르막마다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일주일에 한번 하는 라이딩은 운동이 안되는 듯하다. 친구처럼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자출하면서 매일 타는 사람에겐 당할 수 없다는 것을...
뭐 이번 뿐만 아니라 언제나 떼 달리기를 하면 뒤쳐지는 것은 나지만..ㅋㅋ
용인 시내를 통과하고 있다. 한강이나 탄천 자전거길을 달릴 때와는 달리 신경 써야할 것들이 많다보니 서로 말 수가 적어졌다.
캔은 도로의 표지판이 나오면 사진을 찍었다.
달리면서 손을 늘어뜨려 뒤따라오는 캔을 찍은 것인데 캔 상반신이 간신히 나왔다. ㅋㅋ
양지 IC, 이곳에서 17번 국도로 갈아 탄다. 이제부터는 계속 17번 국도만 찾아서 내려가면 된다.
양지IC 교차로에 화물차가 유난히 많다...기록 사진을 남기고 금세 뒤따라온 캔
또 오르막이다. ㅠㅜ
양지IC에서 오르막을 오르니 왼쪽에 지산 리조트가 있다.
지산 리조트부터 시원한 다운힐이 이어지는데 교통 신호가 잘 맞아 차량의 방해를 받지않고 아래까지 신나게 내려갈 수 있었다.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짜릿한 구간이었다. 직립이 오르막에서 유리하다면 리컴은 내리막에서 유리하다. 나는 패달질 한번 하지않고 언덕 아래까지 빠른 속도로 내려갈 수 있었는데 캔은 패달질을 하면서 내려왔다고 했다.
다음 목적지는 죽산이다.
이곳 죽산 교차로는 38번 국도와 잠시 겹치는 구간이다. 왼쪽으로 가면 일죽 IC고 오른쪽으로 가면 안성이다. 우리는 안성 방면으로 달리다 17번 국도를 따라 진천 방향으로 좌회전 해야한다.
두원공대를 지나자 인터체인지가 나타났다. 500미터 앞 IC에서 자동차 길을 따라 P 턴으로 진천방향으로 진입한다.
다시 17번 국도로 접어 들었다. 이곳 언덕을 오르면 안성컨트리클럽이다, 목적지를 두고 마지막 오르막이었는데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 라이딩 초반엔 힘이 남아있었지만 이곳에선 정말 힘들었다. 캔은 먼저 올라 안성컨트리클럽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죽산에서 친구에게 상황 보고 전화를 했더랬는데 6Km 정도를 마중나왔다. 친구들이 멀리서 잔차 타고 오는데 이정도까지 마중은 나와야 하지 않냐고...ㅎㅎㅎ 평소에 잘 타지도 않아 바람이 다 빠진 자전거를 수리점에서 급히 찾아와 안성컨트리클럽 부근까지 달려와 준 친구가 고맙다. ^^* 이제부터 지역 주민이 앞서 달린다. ㅎㅎ
조금 전에 버스 한 대가 우리 옆을 가까이 스치고 지나갔다. 일부러 우리를 겁주려 한 것이 아니길 바랐다.
사진에서 처럼 인도는 커녕 갓길 조차 없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도다. 이렇듯 국도를 자전거로 달리는 일은 따지고 보면 정말 위험한 짓인 것이다.
벤트라이더 놀부아범님이 이번 일본 여행기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 일반 국도에서도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를 배려하면서 운행하는 운전자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사치인가?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자전거 탄 사람을 배려하며 운전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이 가끔 못된 행동을 한다고 믿는다.
이렇게 둘이서 9시10분 강서구를 떠나 5시에 광혜원에 도착하였다.
암튼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캔의 제안에 따라 급히 마련한 장거리(?) 라이딩(적어도 내겐..)
이었는데 다시금 오르막에서의 체력 부족을 느낀 라이딩이었다. 누구보다도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와 함께 라이딩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고, 힘들여 달려간 때문인지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의 만남이 더욱 반가웠다.
캔이 자신의 블로그와 자.출.사 게시판에 올린 후기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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